서울 아파트 경매 30% 급감, 토지거래 허가제 해제 영향은?



아파트 경매 감소



2024년 들어 서울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경매 건수가 전달 대비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거래량의 변화가 아닌, 정책 변화와 시장 심리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신호일 수 있다. 특히 2월 말부터 일부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이후, 주요 지역 아파트값이 반등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 30% 감소, 시장 심리 변화의 신호

서울의 아파트 경매 건수는 2024년 3월 기준, 전달보다 무려 3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22건으로, 전월(184건) 대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경매 낙찰 건수 역시 69건으로 전월 대비 40% 이상 줄어들었으며, 낙찰률 또한 56.6%에 그치며 비교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의 '하강 국면'이 아닌 '관망 국면'으로의 전환을 의미할 수 있다. 경매 물건이 줄어든다는 것은 단순히 시장 참여자가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보유자들이 급매를 자제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 및 용산구 등 일부 고가 지역에서는 오히려 호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 심리가 변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과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는 대출 연체 증가와 함께 경매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그 흐름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는 다주택자 및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을 방어하고, 실거주 수요자들도 매도를 늦추는 경향을 보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금리 동결 기조와 전세 회복세, 집값 반등 조짐 등이 맞물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토지거래 허가제 해제, 서울 아파트값 반등과 연계

2024년 2월 말, 정부는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 등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 조치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유지되던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오랜 시간 억눌렸던 투자 수요가 일부 해소되며 아파트값 반등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강남 3구에서는 해제 직후 일주일 새 매매가가 평균 1% 이상 오르는 등 빠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매도자들의 기대감을 키웠고, 결과적으로 보유 주택을 경매에 내놓는 사례가 급감했다. 특히 규제 해제 효과로 인해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단기적으로도 손해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대출을 상환하거나 보유 전략을 유지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이동했다. 이에 따라 급매와 경매로 시장에 나오는 공급량 자체가 줄어든 셈이다.

토지거래 허가제는 실수요 보호와 투기 차단을 목적으로 운영되어 왔지만, 지나치게 억제된 거래는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해제는 그간 쌓였던 매수·매도 심리를 단기간에 분출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경매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경매 급감과 함께 나타나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구조 변화

경매 건수 감소는 단순히 시장의 활력 저하로 보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구조의 재편을 시사하는 변화다. 아파트를 경매로 넘기는 대신,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하에 버티기를 선택하는 보유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부터 대출 규제 완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권 연체율 또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세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전세가가 오르면서 갭투자를 다시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실거주 수요 또한 안정적인 거래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급매 중심'에서 '협상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경매뿐 아니라 일반 매매 시장에서도 동일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거래가 감소에도 불구하고 호가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의 주요 특징이다. 2023년 말부터 시작된 소폭 회복세는 2024년 상반기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는 매도자 중심의 가격 방어와 연결된다.


서울 아파트 경매 급감이 시사하는 향후 전망

서울 아파트 경매 감소는 시장이 일정 부분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단기적인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금리 변화, 정부 정책 기조, 경기 불확실성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다시 경매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상 기조가 다시 나타나거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연체율 상승과 함께 경매 건수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시장의 자율 회복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안정된 환경 속에서 주거를 계획하고, 투자자들도 규제 완화 이후의 흐름을 보며 장기 보유 전략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점진적인 회복세 속에서 거래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향후 부동산 시장 전반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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