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특히 과천과 성남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은 단순한 수요 증가보다는 정부 정책, 특히 토지거래허가제 지정과 해제가 불러온 시장 반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거래 제한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경기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특정 지역에 가격 상승이라는 ‘풍선효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왜 과천과 성남이 주목받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정부가 특정 지역의 부동산 거래에 제한을 두는 정책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매입하려면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투기 목적의 거래는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2024년 3월 말,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용산구가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매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는 곧바로 인접 지역으로의 수요 이동을 유발했고, 그 첫 수혜지가 바로 과천과 성남이었다.
서울과 맞닿아 있는 이들 지역은 교통 여건이 뛰어나고 학군, 생활 인프라도 탄탄해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특히 성남 분당구는 이미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고, 과천 역시 신규 분양과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이다. 서울에서 규제가 강화되자 이들 지역으로 거래 수요가 몰렸고, 이는 곧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풍선효과로 인한 아파트값 상승, 시장 흐름의 전환점
부동산 정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풍선효과’다. 한 지역의 규제를 강화하면 억눌린 수요가 인접 지역으로 이동해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다. 이번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주요 지역의 거래가 묶이면서, 수도권에서 서울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됐다. 그 결과, 과천과 성남은 단기간에 수천만 원 단위로 실거래가가 오르는 아파트가 속출했다.
예를 들어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 전용 84㎡형은 3월 말 17억7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보다 1억 이상 오른 가격이다. 성남 정자동 ‘정든아파트’ 전용 84㎡도 3월 초 15억8000만 원에 거래돼 최근 1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런 현상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질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결과다.
정부의 규제 취지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이처럼 국지적 규제가 오히려 시장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풍선효과가 발생한 지역은 짧은 기간 내 거래량과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책의 영향과 부동산 시장의 대응 전략
정부는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제를 반복적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사례처럼 해당 조치가 오히려 다른 지역의 가격 불안을 야기한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또한 시장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고와 명확한 정책 방향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과천과 성남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지역은 올해 재건축 기대감, 학군 개선, 생활 편의시설 확충 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투기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유입도 동반되고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급등 흐름은 금리, 대출 규제, 추가 지정 여부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언제든 다시 변할 수 있다.
향후 투자자나 수요자는 해당 지역의 정책 동향, 공급 계획, 인프라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풍선효과로 가격이 오른 지역은 조정 위험도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과 가까운 이점을 갖고 있다는 점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자칫 고점 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천 성남 부동산 변화, 단기 현상 아닌 중장기 이슈로 봐야
현재의 시장 흐름은 단기간에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천과 성남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서울을 대체할 수 있는 고급 주거지로 주목받아 왔고, 신도시 개발 및 교통망 확충 등 긍정적인 요소가 꾸준히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는 단지 풍선효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해당 지역의 자산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향후 재차 서울 외곽 지역의 규제를 강화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과천·성남도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미 오름세를 경험한 시장은 쉽게 가격을 낮추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정책의 시기와 강도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과천과 성남의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일시적 상승을 넘어 정책, 수요, 지역 특성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향후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다층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