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서울 서북권의 랜드마크로 불리던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일대가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해당 지역에 대한 역세권 활성화 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고 49층 높이의 대규모 복합 개발이 추진되는 이번 계획은 노후화된 지역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전망입니다.
50년 역사를 간직한 유진상가의 과거와 현재
유진상가는 1970년대 '서울 요새화 정책'의 일환으로 복개된 홍제천 위에 건설된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당시 서울 서북권의 중심 상권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으며, 같은 단지 내 주거동인 '유진맨숀'은 초기 주상복합 건물의 대표적 사례로 50여 년 전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내부순환로 건설로 인해 일부가 철거된 이후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건물 노후화로 인한 주거 안전 문제가 심각하고, 한때 번화했던 상권 기능도 크게 약화된 상태입니다. 그동안 재정비촉진사업,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 여러 방식을 통해 재개발이 시도되었지만, 주거환경 개선, 상권 활성화, 홍제천 복원이라는 복합적인 과제들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최고 49층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어떻게 변할까?
이번에 확정된 계획에 따르면, 유진상가와 인왕시장 일대는 용적률 700% 이하, 최고 49층 규모의 대규모 복합 개발이 추진됩니다. 전체 연면적은 28만㎡에 달하며, 공동주택 1,121가구와 오피스텔 92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여기에 판매시설,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은 물론 다양한 복지·문화시설도 함께 조성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용도지역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의 일환으로 현재 복개 구조물로 덮여 있는 홍제천이 자연 상태로 복원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도심 속 자연 환경을 되살리는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양한 세대를 위한 복지·문화시설인 '인생케어센터'도 설치됩니다. 여기에는 키즈카페, 시니어카페, 공공산후조리원, 창업지원센터, 도서관 등이 들어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전망입니다.
서북권의 새로운 수변감성 복합도시로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홍제천 수변공간과 연계된 중심상권이 조성되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지·문화시설이 들어서면서 서북권을 대표하는 수변감성 복합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발 계획은 단순한 건물 재건축을 넘어 도시 재생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복개된 채 잊혀졌던 홍제천을 다시 자연의 모습으로 되돌리고, 노후화된 상업·주거 공간을 현대적인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지역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 서북권은 강남이나 여의도 같은 지역에 비해 대규모 개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역이었는데, 이번 유진상가 일대 재개발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서북권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시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될까
이번 유진상가 및 인왕시장 일대 개발 계획은 서울시의 도시재생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노후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복개된 하천을 복원하고 다양한 세대를 위한 복지·문화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역 커뮤니티의 필요를 반영한 종합적인 접근이 돋보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쇠퇴했던 지역이 새로운 활력을 찾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특성을 살린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50여 년 전 서울의 근대화 과정에서 탄생해 한때 서북권의 중심으로 번영했던 유진상가. 이제 그 자리에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서게 될 예정입니다. 홍제천의 자연스러운 물길과 어우러진 49층 높이의 복합공간이 서북권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