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 시장 변화, 대규모 공급 계획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서울 오피스, 공급과잉일까 조정기회일까?


여러분,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도심, 강남, 여의도(CBD, GBD, YBD)를 중심으로 대규모 오피스 개발 계획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거든요. 이런 소식을 들으면 부동산에 관심 있는 분들은 두 가지 생각이 드실 거예요. "와, 드디어 오피스 공급이 늘어나는구나!" 하는 기대감과 "이렇게 한꺼번에 나오면 시장이 무너지는 거 아닐까?" 하는 우려가 동시에 들 수 있죠.

저는 20년 넘게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면서 여러 사이클을 경험했는데요, 오피스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서울 오피스 시장의 변화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공급 폭탄'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는데, 정말 그런지 함께 살펴볼게요.

서울 오피스 시장, 지금까지의 상황은?

먼저 지금까지 서울 오피스 시장이 어땠는지 알아볼까요? 놀랍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근무가 확산됐는데도 오피스 시장은 오히려 더 활기를 띠었어요. 많은 전문가들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 오피스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죠.

공실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임대료는 계속 상승하는 '임대인 우위 시장'이 지속됐어요. 주요 업무지구의 우량 오피스들은 빈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고, 좋은 위치의 사무실을 구하려면 경쟁이 치열했죠. 이렇게 오피스 공급이 제한적이다 보니 시장에는 갈증이 있었어요.

특히 서울 핵심 업무지구인 도심(CBD), 강남(GBD), 여의도(YBD)에서는 더욱 그랬어요. 일례로 우리 고객 중 한 IT 기업은 강남에 사무실을 구하려고 6개월 넘게 기다렸지만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해 결국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던 사례도 있었어요. 그만큼 공급이 부족했던 거죠.

새로운 공급 계획, 그 규모와 영향력은?

그런데 최근 발표된 오피스 개발 계획들의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해요. 향후 7년 이내에 현재 A급 오피스 총면적의 무려 50%에 달하는 약 535만㎡의 신규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해요. 여러분, 이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시나요? 여의도 63빌딩의 약 30배에 달하는 규모예요!

더 놀라운 점은 이 막대한 공급량의 75%가 도심(CBD)에 집중된다는 사실이에요. 이 계획대로라면 공급이 완료될 때 도심 오피스 시장 규모는 강남의 두 배, 여의도의 세 배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다고 해요. 도심이 서울 오피스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셈이죠.

이런 소식을 들으면 "아, 이제 오피스 시장이 무너지는 건가?" 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어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공급 폭탄'이라고 부르며 시장 불안정을 우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이 현상을 바라보고 싶어요.

과연 '공급 폭탄'일까? 개발 사업의 현실적 과정

부동산 개발 사업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아요. 계획을 발표하는 것과 실제 건물이 완공되어 시장에 나오는 것 사이에는 긴 여정이 있죠.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등장하기도 해요.

먼저 파이낸싱 문제가 있어요. 대규모 오피스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경기 상황과 높은 금리를 고려하면 모든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실제로 지금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가능성, 수요의 불확실성, 높은 원가 등으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제약이 있다고 해요.

또 인허가 과정에서의 변수도 무시할 수 없어요. 서울은 역사가 오래된 도시다 보니 공사 중에 문화재가 발굴되는 경우도 있고, 민원이나 규제 변화로 인해 계획이 지연되기도 해요. 제가 관여했던 한 프로젝트는 문화재 발굴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2년이나 공사가 지연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시공 과정에서의 변수도 있죠. 자재 가격 상승, 인력 부족, 기술적 난관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개발 계획이 변경될 수도 있어요. 이런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535만㎡라는 수치가 그대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어요.

물류 시장의 교훈, 오피스 시장에도 적용될까?

최근 몇 년간 물류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커머스 붐으로 물류센터 수요가 급증하자 많은 업체들이 물류센터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했고, 결국 공급 과잉 상태가 되었죠. 일부 지역에서는 물류센터 공실률이 30%를 넘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오피스 시장도 물류 시장처럼 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왜냐하면 오피스 시장은 물류 시장에 비해 개발 기간이 훨씬 길고, 더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에요. 물류센터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라 빠르게 지을 수 있지만, 오피스 빌딩은 그렇지 않죠.

또한 오피스 시장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움직여요. 임차인들은 보통 5~10년 단위로 계약을 맺고, 건물 소유주들도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특성 때문에 시장의 변화가 물류 시장처럼 급격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해요.

점진적 공급의 가능성, 시장 안정화 요인

제가 보기에 '공급 폭탄'이라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보다는, 여러 프로젝트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보다 점진적인 공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커요. 일부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어떤 프로젝트는 지연되거나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고, 또 어떤 프로젝트는 아예 자체 정리될 가능성도 있어요.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조정의 징후가 보이고 있어요. 몇몇 개발업체들은 프로젝트 진행 속도를 조절하고 있고, 일부는 파이낸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요.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또 하나 고려할 점은, 모든 오피스 빌딩이 동시에 시장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공급된다면, 시장이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길 수 있어요.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들의 오피스 수요가 증가한다면, 이러한 공급 증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거죠.

세부 권역별 영향과 투자 전략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서울의 주요 오피스 권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또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먼저 도심(CBD)은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요. 전체 공급량의 75%가 이 지역에 집중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도심은 정부 기관, 금융회사, 법률사무소 등 전통적인 오피스 수요가 탄탄한 지역이고,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니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따라올 가능성이 있어요.

강남(GBD)은 상대적으로 신규 공급이 적어 오히려 희소성이 더 높아질 수 있어요. IT, 미디어, 스타트업 등이 선호하는 이 지역은 앞으로도 프리미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죠. 특히 교통과 상권이 발달한 강남은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지역이니까요.

여의도(YBD)는 금융과 IB, 자산운용사 등이 밀집한 지역인데, 신규 공급이 적당한 수준으로 예상되어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요. 한강변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함께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도 견고하니, 안정적인 수요가 기대됩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이런 상황에서 '선별적 접근'이 중요해요. 모든 오피스 빌딩이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입지, 건물 품질, 편의시설, 친환경 인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경쟁력 있는 물건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해요. 특히 ESG 요소가 강화된 친환경 오피스는 앞으로도 프리미엄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요.

오피스 시장의 미래, 질적 변화에 주목하라

마지막으로, 오피스 시장은 단순한 양적 변화를 넘어 질적 변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오피스 활용 방식이 변하고 있고, 직원들의 업무 환경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어요.

예를 들어, 과거에는 단순히 책상과 회의실만 있으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휴게 공간, 협업 공간, 헬스장, 카페테리아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필요해요. 또 친환경 건축물 인증, 스마트 빌딩 시스템, 코워킹 스페이스 등 새로운 요소들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됐죠.

이런 변화 속에서 구식 오피스 빌딩들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모던 오피스들은 오히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요.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공급 과잉'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보다는, 이러한 질적 변화의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요.

서울 오피스 시장에 대규모 공급 계획이 발표되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계시지만, 저는 이것이 위기라기보다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이라고 봐요. 물론 단기적으로는 일부 지역에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울이 더 경쟁력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동산 시장은 항상 순환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지금이 어떤 국면이든, 현명한 투자자라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거예요. 서울 오피스 시장의 변화 속에서 여러분도 좋은 기회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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